[광주일보] 발달장애 바리스타들, 열정·정직의 향 더하다
자격증 딴 뒤 주 5일 하루 5시간씩 음료 제작
성격 밝아지고 자신감 늘어…손님들도 응원
17일 광주시 북구청 신관 1층에 문을 연 카페 ‘비원’의 바리스타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달 23일 광주 북구청 신관 1층에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영하는 특별한 카페가 문을 열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카페 ‘비원’에서는 발달장애인 박영빈(30), 이혜실(여·29), 최유준(22) 씨가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선우학교와 직업학교를 다니며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일주일에 5일, 하루 5시간 이상 음료를 만들고 있다.
직원들과 민원인들로 매장은 언제나 바쁜지만평일 오전 11시 30분이 되면 카페는 더욱 분주해진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직원들로 카페 앞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몰려드는 주문에 제철 딸기는 하루 2kg 이상 사용되고 500g 규격의 원두 봉지 4개가 순식간에 바닥날 정도다.
구청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커피 정말 맛있게 먹고 있어요”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에이드에 설탕이 조금 더 들어가면 좋겠다”며 세심히 조언하기도 한다.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어울림 직업재활센터의 조성아 원장은 “카페에서 일한 뒤로 장애인 바리스타들의 성격이 180도 달라졌다”고 웃어 보였다.
“장애인 직원들이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했지만 자칫 테이블 닦기, 설거지 등 부수적 일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각자 자신 있는 음료 하나씩을 선정했죠. 스무디 만드는 일은 유준 직원, 커피 내리는 일은 혜실 직원 이런식으로요. 바리스타 교육 때만 해도 눈치를 보고 기죽어 있던 직원들도 사람과 소통하고 자기효능감을 느끼다 보니 통통 튀는 밝은 성격으로 변했어요. 사회에 나가서 자기 자리를 갖게 되는 것만으로도 삶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체감하죠.”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은 선우학교 친구를 카페로 초대해 커피를 내려주거나 가족들에게 카페에서 일한다고 자랑하는 등 활기찬 일상을 보내고 있다. 카페 한켠에서는 북구직업재활센터 ‘틔움’과 씨튼베이커리에서 생산한 우리밀 빵, 과자 등이 진열돼 있다. 추후 카페가 자리를 잡으면 북구직업재활센터 생산품을 전시, 대행 판매할 계획이다.
카페 매니저 정세령(여·48) 씨는 “장애인과 함께 일한 경험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편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며 “비장애인보다 더 섬세하고 배우려는 열정도 높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만든 식음료는 위생이나 완성도가 낮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어요. 하지만 장애인들이 만드는 제품은 모양이 조금 투박할 순 있어도 정해진 양을 엄격히 따르는 ‘FM 방식’이라 오히려 완성도가 높아요. 아무리 바빠도 정량을 지키고 요행을 바라지 않는 모습을 보며 배우는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출근 시간 30분 전부터 카페를 청소하는 성실함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랍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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