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뉴스] 장애인 이동권 외면한 장애인복지과…면담 파행 뒤엔 “그런 요청 없었다”?
- “천막으로 와달라” 수차례 호소했는데 담당 공무원은 취재진에 “요청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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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AZzWksk6naE
-현장 영상엔 장애인들의 요구 고스란히…복지 책임부서 대응·공직 신뢰 도마
【iBN일등방송=강창우 기자】 7일째 시청 앞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던 장애인들이 어렵게 잡은 부시장과의 면담을 불과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면담 장소를 둘러싼 실랑이가 결국 면담 자체를 무산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후 장애인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취재진에게 내놓은 설명은 불과 수십 분 전 농성 천막에서 벌어진 상황과 달랐다.
장애인들은 분명 “이동이 불편하니 부시장이 천막으로 와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취재진에게 “그런 요청은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본지가 촬영한 현장 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 강창우 기자
광주광역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회와 지역 장애인자립생활센터들은 광주와 전남지역 센터 간 지원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앞에서 철야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집단 삭발까지 감행한 이들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도 지역에 따라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수준이 달라서는 안 된다며 지원체계의 상향평준화를 요구하고 있다.
농성 7일째인 22일 오후 3시.
단체는 고광완 안전민생부시장과 면담하기로 약속돼 있었다.
장애인과 활동가들은 면담을 앞두고 천막 주변을 정리하는 등 부시장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약속시간을 불과 20분가량 앞둔 오후 2시 40분께 상황이 급변했다.
시 장애인복지과 주무 팀장이 농성 천막을 찾아와 면담 장소를 시청 1층 시민소통실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장애인들은 즉각 난색을 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장기간 농성하고 있는 천막에서 면담하기로 알고 있었다며, 특히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이 불편한 만큼 “부시장이 이곳으로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약 5분 동안 면담 장소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팀장은 현장을 떠났다가 잠시 뒤 담당 과장과 함께 다시 천막을 찾았다.
그러나 제안은 다시 한번 “시민소통실로 이동하자”는 것이었다.
장애인단체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 당사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만큼 부시장이 현장으로 와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끝내 접점은 찾지 못했다.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면담은 그렇게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파행됐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본지 취재진은 왜 어렵게 성사된 면담이 장소 문제 하나로 무산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시장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자 부시장실을 찾았다.
하지만 담당 과장과 팀장이 취재진의 부시장 면담을 막아서며 자신들이 설명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면담 무산 이유에 대해 장애인단체 측이 부시장실 또는 1층 시민소통실 등 면담 장소로 이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취재진은 다시 물었다.
“장애인들이 부시장에게 농성 천막으로 와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담당자들은 그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불과 10여 분 전 직접 촬영한 현장에서는 장애인과 활동가들이 담당 과장과 팀장에게 부시장이 천막으로 와달라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장애 당사자의 이동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영상에 담겼다.
현장에서 들은 말과 취재진에게 전한 설명이 서로 엇갈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다른 곳도 아닌 장애인복지과라는 점이다.
장애인의 이동 특성과 접근성, 편의 제공의 필요성을 행정조직 안에서 누구보다 먼저 이해하고 살펴야 할 부서다.
그런 장애인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7일째 천막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면담 장소 이동을 거듭 요구했고, 결국 장소 문제로 부시장과의 면담까지 무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면담 파행 직후 취재진에게 설명한 내용마저 현장 영상에 담긴 상황과 차이를 보이면서 논란은 단순한 ‘장소 조율 실패’를 넘어 행정의 책임성과 공직자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장애인들이 요구한 것은 거창한 의전이 아니었다.
“우리는 이동이 불편하니 부시장께서 이 천막까지 와달라.”
그 요청이었다.
불과 몇 분이면 걸어올 수 있는 거리를 누가 이동해야 하는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7일 동안 밤을 지새운 장애인들의 요구를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던 면담은 사라졌다.
더구나 현장에서 실제 있었던 요청이 얼마 지나지 않아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으로 바뀌었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그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누가 면담 장소를 정했는지, 당초 장애인단체와 어떤 장소로 협의했는지, 왜 면담 직전 장소 변경이 제안됐는지, 그리고 담당 공무원들은 왜 현장에서 확인되는 내용과 다른 취지의 설명을 취재진에게 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장애인복지 행정은 책상 위 정책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누가 움직이라고 했는지, 그들의 호소를 어떻게 들었는지, 그리고 문제가 발생한 뒤 사실을 어떻게 설명했는지가 장애인 행정의 수준을 보여준다.
7일째 천막을 지킨 장애인들은 결국 이날도 부시장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남은 것은 면담 파행보다 더 무거운 질문이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편의를 가장 먼저 살펴야 할 장애인복지과는 이날 과연 누구의 편의를 먼저 생각했는가.
본지는 당시 면담 직전부터 파행 과정, 담당 공무원과 장애인단체 간 대화, 이후 취재진과 담당 부서의 인터뷰 내용을 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이를 토대로 당시 상황과 시의 설명을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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